호주로 이민을 오면 관공서나 학교 등에 문서를 제출할 때 JP 공증을 받아오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. 처음에는 한국에는 없는 제도라서 많이 생소했다.
몇 년이 지나서는 그냥 해오라고 하니까, 또는 아직은 영주권자이니까 국가차원에서 좀 까다롭게 서류들을 검증하는 구나 하고 생각했다.
그런데, 시민권까지 받고 난 지금도 아이 high school 갈 때 또 공증을 요구한다. 내가 사는 주소에 정말로 내가 사는지를 JP에게 가서 공증을 받아오라고 한다. High school 마다 특별한 시험없이 인근지역에 사는 이유 만으로 갈 수 있는 영역(catchment area)이 정해져 있다. 좋은 학교는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정말로 이 학생이 이 주소에 사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. 하지만, 면허증이나 전기세 납부 증명서등을 보면 내 이름으로 주소가 나와 있고 아이는 내 아이가 맞다는 증명이 있으면 되는 것이지, 왜 JP 공증을 받아오라는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.
위키피디아에서 공부를 좀 해 보니, JP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직책이다. 공작이니 백작이니 하는 이름은 좀 들어봤는데, JP는 이렇게 높은 직위는 아니고 한국으로 치면 한 중인 정도되는 직책이 아닐까 한다. 보수도 없고 자원봉사로 일을 했다고 하니 그렇게 대단한 직책은 아닌 것 같다. 중세시대에는 성 변두리의 평화를 지키는 관리자 정도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. 백성들의 임금이나 음식배분에 관여하고 도로, 다리나 죄수들을 관리했었다고 한다.
현대 호주에서 JP의 업무는 공문서의사실 여부를 증명(witness)하여 서명을 해 주거나, 복사한 문서가 원본과 같음을 증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.
JP가 하는 일이 완전히 필요없는 일이라고 확정지어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, 호주에서는 JP공증을 남용 혹은 남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.